올해 11월에 넷플릭스에서 시리즈로 개봉 예정인 "스포트라이트는 나의 것"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3편을 묶어 한 편의 영화로 올렸다.
드라마인 걸 모르고 예매했지만 확실히 영화치고 꽤 많은 인물들이 나오고, 전개가 빠르지 않다는 점에서 드라마 같다는 생각을 하며 봤다. 이후 GV에서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꽤 재미있게 감상해서 나중에 넷플 공개되면 볼 의향이 있다.
영제는 비슷하게 Born for the Spotlight이지만
원제는 影后다. 영후...말하자면 영화황후다.

대만 영화계를 배경으로, 전설적인 연기로 유명해졌지만 3년째 일 없이 지내는 대배우 저우판부터 카페에서 일하는 틈틈이 오디션을 보러 다니는 배우지망생 아이마까지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가 교차된다. 배우로서의 즐거움과 행복, 우정과 사랑, 성공에 대한 갈망과 허무, 사람들에게서 오는 슬픔과 분노 등등 많은 것을 다루고 있다.
아이마를 보면서 배우 김태리를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같이 본 사람은 별로 그런 느낌을 못 받았다고 했다. 배우를 꿈꾸는 아이마는 매사에 꿋꿋한 태도를 가지고 버텨낸다. 오디션에서 어떤 수모를 당해도 그야말로 꿋꿋하게 밀고 나간다.

이제부터 스포있음
그런 아이마가 힘들게 찍은 분량이 통편집된 날 남자친구 품에 안겨서 울던 모습에 마음이 미어졌다. 만약 배우로 성공한다면 후배들에게, 아무리 작은 분량을 하더라도 아무리 통편집 당하더라도 너는 빛나고 있다는 말을 해줄 거라며 아이마는 펑펑 울었다.
그리고 아이마, 난꽈, TB 세 명의 케미가 마음에 들었다.
아이마는 오디션에 나갔다가 난과 (펌킨)를 만나 친해지게 되었다. 난과가 아이마를 파티에 초대했을 때부터 예상되었는데, 과연 펌킨은 있는 집 자제였다. 말하자면 연예인 집안으로, 연예계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부모님의 기대에 따라 어렸을 때부터 아역 등으로 여기저기 따라다녔다. 오빠도 감독으로서 좀비영화를 만들고 있으니 할말 다했다. 펌킨은 반강제로 오디션을 보러 다니나 사실 배우가 될 마음가짐도 실력도 갖춰지지 않았다. 영국에서 같은 대학 동기였던 TB의 러브콜도 거절하기 일쑤다.
TB 역시 어머니가 유명배우다. 영국에서 공부한 걸 보면, 난과/TB 두 사람은 아이마와 매우 다른 배경을 지닌데다가 그 배경을 십분 활용하여 영화계에 진출한 것이 분명하다. 이런 배경과 별개로 TB의 능력은 특출나다. TB가 집필한 각본 "와일드캣"은 보여주는 배우/매니저마다 무조건 상 받을 영화라며 출연에 눈독들이니 말이다.
와일드캣은 TB의 자전적인 작품이다. 엄마와 딸의 상호의존적이면서 애증이 공존하는 복잡한 관계를 그려냈다.
여기서 TB 엄마 얘기를 하기 전에, 젊은이들 케미스트리를 마무리 짓고 가자면 누가 봐도 와일드캣의 딸 역할은 우리 아이마가 따내야 전개가 좋아보였다. 문제는 TB가 (엄마 역할에는 심히 엄격한 잣대를 대면서) 딸 역할에 난꽈를 고집한다는 점이었다. 다분히 펌킨이 전여자친구라는 점에서 비롯된 콩깍지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펌킨의 파티에서 TB가 귀엽고 발랄한 아이마를 눈여겨보는 장면이 나오며 새로운 가능성이 타진되었다. (물론 아이마는 매우 잘 어울리는 남자친구가 있고 나는 둘이 헤어지지 않았으면 한다)
착한 아이마는 (철없이 좋은 기회를 걷어차려는) 펌킨을 다독여 오디션장으로 데려간다. 하지만 펌킨은 마지막 순간에 도망가버리고 아이마가 얼떨결에, 하지만 기회를 놓치지 않고, 난과의 이름으로 오디션에 참여한다. 당연히 감독 자격으로 심사하던 TB는 그걸 알아보지만 재밌어하면서 지켜본다. 놀럽게도 아이마의 연기는 뭇 직원들을 불러모을 정도였으며 (;;) 아이마의 오디션이 끝나자 박수가 나왔다. TB는 장난 반으로 아이마에게, 유명인의 딸로 사는 것이 어떤지 물었지만 아이마는 그 순간조차 난과로 돌변하여 연기로 대처한다. (사실 펌킨을 연기할 때 관객 입장에서 좀 부끄러웠는데 장면을 잘 이끌어내서 괜찮게 느껴졌다..)
이 3명의 아가들 말고도 대만의 굵직한 배우들의 스토리가 제각기 산발식 전개되는데 이 와일드캣이 나오면서 드디어 드라마가 큰 줄기를 잡고 흘러가기 시작한다. 다시 말해 모든 인물들이 어떤 형태로든 와일드캣을 중심으로 모이게 된다.
글이 길어져서 각 등장인물에 대해서는 다음에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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