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감상실 15

[영화] 루가루:늑대인간

서론이 길고 전개가 느리다. 몽환적인 부분은 아기자기하고 예쁘게 표현했다. 게임으로 빨리 빨려들어가야 하는데 가족의 관계성을 소개하느라 말을 많이 한다. 게임으로 들어가서도 느릿느릿 진행하다가, 난데없이 노래를 부르거나 쓸데없는 이야기로 늑대인간에 대한 대처를 하는둥 마는둥. 늑대인간 CG는... 다소 매끄럽지 않음. 복실복실한 털은 귀엽다. 넷플릭스에서 틀었다가 말았다.

[영화] 뭐 그런 거지 (이하람) 부국제 후기, 감독배우GV

이런 GV는 처음이었다. 먼저 감독&배우들 소개를 하고, 관객들과 같이(!) 영화를 관람한 다음 GV를 진행했다. 상영 전 무대인사 때 족히 세네 번 이상 이 영화에 대한 우려를 표해서 묘했다. 독특하다든가, 취향에 안 맞을 수도 있다고 해서 마치 밑밥을 까는 느낌이었다. 그들의 말을 듣고 있으니 이건 독특하다기보다 흔히 말하는 '난해한 독립영화'일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시놉시스는 아래와 같다. 사랑하는 젊은 남녀가 차를 몰고 돌아다니며 살인을 저지른다. 시체, 총, 칼, 로프, 술병 등이 여기저기 어지럽다. 들, 숲, 강, 바다, 도심에 이르기까지, 두 사람, 함께라면 어디든 간다. 이제 보니 시놉시스가 매우 정확했구나 싶다. 백설공주와 사냥꾼은 관객들과 일부러 공유하지 않는 배타적인 관계를 맺은..

[영화] 글로리아! (Gloria!, 2024) 부국제 후기, 감독 GV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와서 가장 큰 소득이라고 할 수 있는 영화다. 올해의 음악영화로 선정하고 싶을 정도다. 그리고 나만 그렇게 생각하진 않은 것 같다. 영화가 끝나고 우레와 같은 박수에 환호까지 울렸다. 그래서 GV시간에 극장에서 개봉할 예정이라는 말을 듣고 아주 기뻤고 많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수녀원에 맡겨진 고아들의 음악 이야기다. 말을 하지 못하고 허드렛일만 하는 테레사가 스스로 음악적 재능을 깨우치고, 작곡가/바이올리니스트/피아니스트/첼리스트 친구들과 음악을 매개로 우정을 형성하며 끝내 자신의 길을 개척한다. 친구들은 수녀원 오케스트라에서 음악을 연주하는 루치아, 마리에타, 프루덴차, 베티나 4명이며 이들뿐 아니라 소규모지만 풍부한 오케스트라의 구성 덕분에 영화 전반적으로 화려한 음악을 즐..

[드라마] 스포트라이트는 나의 것, 부국제 후기

올해 11월에 넷플릭스에서 시리즈로 개봉 예정인 "스포트라이트는 나의 것"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3편을 묶어 한 편의 영화로 올렸다. 드라마인 걸 모르고 예매했지만 확실히 영화치고 꽤 많은 인물들이 나오고, 전개가 빠르지 않다는 점에서 드라마 같다는 생각을 하며 봤다. 이후 GV에서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꽤 재미있게 감상해서 나중에 넷플 공개되면 볼 의향이 있다. 영제는 비슷하게 Born for the Spotlight이지만 원제는 影后다. 영후...말하자면 영화황후다. 대만 영화계를 배경으로, 전설적인 연기로 유명해졌지만 3년째 일 없이 지내는 대배우 저우판부터 카페에서 일하는 틈틈이 오디션을 보러 다니는 배우지망생 아이마까지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가 교차된다. 배우로서의 즐거움과 행복, 우정과 사랑, ..

[영화] 플로우 (Flow, 2024) 부국제 오픈시네마 후기, 감독 GV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 스타트는 야외극장으로 끊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대를 안 하고 갔지만 어쨌거나 내 기대와는 좀 다른 영화였다. 일단 스토리를 우선시한다면 추천하지 않는다. 우선 영화를 시작하기에 앞서 감독이 잠시 무대에 올랐다. 준비된 이런저런 질문에 답하는 시간으로, 직접 음악을 신경써서 만들었다는 말에 음악에 대한 기대를 가지게 되었다. 그런데 작중에 카피바라를 넣고 싶어서 카피바라의 소리를 연구하고자 직접 보러 갔으나, 카피바라의 소리가 생각보다 하이피치라서 관객들이 믿지 않을까봐 카피바라는 다른 소리로 대체했다고 하는 것이다. 작중에 나레아션이라든가, 사람 목소리라든가 인간언어는 하나도 나오지 않는다. 오직 고양이 소리, 강아지 소리, 새 소리 등등 동물들의 소리로만 발성이 이뤄진다. 이것..

[영화] 가장 훈훈한 반전영화 인굿핸즈(In Good Hands,2022)

In Good Hands 2022.03.21 1h 44m, 드라마 Director: Ketche Screenplay: Hakan Bonomo 주인공이 밀라 쿠니스 닮아서, 그리고 애가 귀여워보여서 봤다. 솔직히 기대는 안 했고 클리셰범벅에 적당히 발랄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예상을 뒤엎고 매우 아름다운 영화인데다 나름대로 괜찮은 반전이 있어서 정말이지 만족스러웠다. 시한부 주인공의 로맨틱 코미디, 말만 들어도 뻔하고 감성팔이할 것 같아서 피하고 싶어진다. 더 이상 새로운 건 없을 것만 같은 시한부 소재에 이런 신선함을 줄 수 있다니 감동받았다. 자칫하면 음울엔딩인데, 모두가 결국에 행복해지는 결말이라서 흐뭇하게 감상을 마칠 수 있다. 감상포인트가 몇 가지 있다. (스포는 조금) 1. 내가 다 몰입..

[영화/미스터리] 생물학 접목으로 재밌어진 더프리빌리지(Das Privileg)

더 프리빌리지 Das Privileg (The Privilege), 2022 드라마, 호러, 미스터리, SF 독일 영화, 1h 47m 기생하는 곰팡이, 검은 형상의 귀신, 갑자기 자살하거나 살해 당하는 마을 사람들... 거기에 하이틴 로맨스까지 섞어서 그야말로 뷔페가 되다 만 짬뽕 영화다. 전개가 시원시원하고 빠른 편이다. 주인공이 조금 순진하긴 하지만 물불 안 가리고 바로 뛰어드는 성격이라 답답하지 않다. 워낙 다양한 소재를 버무렸기 때문에 지루할 틈이 별로 없는 영화다. '바이오해커스 (크리스티안 디터)'와 '침입자 (손원평, 2021)'를 재미있게 봤다면 이 영화도 괜찮게 볼지도? 나는 바이오해커스를 기대했지만 실은 오컬트를 잔뜩 타서 침입자 형식으로 진행한 느낌이다. 잔인성은 이 정도 성인영화에 ..

[영화/범죄] 포스터보다 답답한 굿우먼 (A Good Woman Is Hard to Find, 2019)

굿 우먼 A Good Woman Is Hard to Find 2019, 1h 37m 한마디로 사라 볼거 (Sarah Bolger) 아니었으면 절대 끝까지 안 봤을 영화다. 전적으로 사라 볼거가 이고 지고 끌어가는 영화다. 감독진은 분명 그걸 노린 것이다. 볼 만한 영화다. 영화가 노린 사회적 메시지도 괜찮고 주인공의 연기도 좋다. 오락적 요소가 적을 뿐이다. 청불인데, 잔인성 (폭력, 살해, 시체 훼손 등) 때문인 듯하다. [추천] 사라 볼거 팬 답답함 80% 사이다 20%여도 괜찮으신 분 [비추천] '존 윅' 같은, 아니 그 정도는 아니어도 상쾌 통쾌한 복수물을 찾는 사람 +. 티빙에서 '굿 우먼'이라고 나와있어서 몰랐는데, 영어제목을 보니 Flannery O'Connor의 단편소설 『A Good Ma..

[영화/스릴러] 기대 안 하면 웃긴 슬래셔, 스마일 페이스 킬러 (Smiley Face Killers, 2020)

스마일 페이스 킬러 Smiley Face Killers 사실 이 글 제목을 "엉덩이 너무 제 눈앞에 있는 거 아니에요?"라고 쓰고 싶었다. 그랬다간 어그로성 엉덩이 영화로 의심받을테니 관뒀다. 맞는 것 같지만.. 결국 제목에 이 영화는 기대 안 하고 보면 웃기다고 썼다. 반쯤 맞는 말이다. 이 영화를 웃으며 보려면 적잖은 인내심이 필요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슬래셔에 충실한 b급 영화를 기대한다면 볼 수 없다. 미모의 배우들 (남자든 여자든)이 서로를 걱정하다가 술 마시다가 의문의 일이 발생했다가 하는 게 영화의 초중반부를 몽땅 차지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몹시 지루했다. 드디어 후반부가 되어서 살인이 발생했을 때에는... 주인공과 친구들이랑 내적 친밀감이 많이 쌓여버려서 그냥 좀 불쌍해질 뿐이었다.. 후반..

22년 1월 중도하차 작품들

스포주의! 잠시 멈췄거나 아예 그만 보는 작품들에 대한 감상입니다. 1. 더 하우스 (The House, 2022) 영국·미국, 1h 37m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블랙코미디, 공포 '집'이라는 소재 + 공포 분위기를 섞어 만든 3개 애니메이션을 합친 작품이다. 각각 다른 제작진이 만들었으며 런던과 LA에 기반한 넥서스 스튜디오 (Nexus Studio)에서 나왔다. 공포라고 추천받아서 본 건데 전혀 공포스럽지 않았다. 만약 '코렐라인'을 무섭게 본 사람이라면 무서움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호러물을 즐기는 입장으로서 10분 보고 하차 생각이 간절해졌지만, 가엾은 자식들의 운명이 궁금해지는 바람에 에피1만큼은 끝까지 참고 봤다. 엄마아빠를 집에 종속시켜서 가구로 만드는 것 정도야 충분히 예상 가능하고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