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감상실/일반감상

[영화] 글로리아! (Gloria!, 2024) 부국제 후기, 감독 GV

조경수 2024. 10. 6. 07:29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와서 가장 큰 소득이라고 할 수 있는 영화다. 올해의 음악영화로 선정하고 싶을 정도다. 그리고 나만 그렇게 생각하진 않은 것 같다. 영화가 끝나고 우레와 같은 박수에 환호까지 울렸다.
그래서 GV시간에 극장에서 개봉할 예정이라는 말을 듣고 아주 기뻤고 많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수녀원에 맡겨진 고아들의 음악 이야기다. 말을 하지 못하고 허드렛일만 하는 테레사가 스스로 음악적 재능을 깨우치고, 작곡가/바이올리니스트/피아니스트/첼리스트 친구들과 음악을 매개로 우정을 형성하며 끝내 자신의 길을 개척한다. 친구들은 수녀원 오케스트라에서 음악을 연주하는 루치아, 마리에타, 프루덴차, 베티나 4명이며 이들뿐 아니라 소규모지만 풍부한 오케스트라의 구성 덕분에 영화 전반적으로 화려한 음악을 즐길 수 있다.

모든 음악들이 참 아름다운데 엔딩크레딧도 감독이 직접 만들고 불렀다니 놀라웠다. "글로리아!"는 마르게리타 비카리오 Margherita Vicario 감독의 첫번째 장편 영화다. 그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완성도가 높은 영화다.

영화를 마치고 감독과의 GV 시간으로 이어졌다.


감독이 밝힌 작업방식이 기억에 남는다.
감독은 이야기를 쓰기 전에 이미 음악들이 거의 머릿속에 있었고 먼저 완성되었다고 한다. 음악이 먼저 있고 음악이 이야기의 바탕이 되어, 그 음악에 이야기/이미지를 덧씌워주는 방식으로 작업을 했다는 것이다.



<줄거리>
1800년, 이탈리아 베니스의 수녀원을 배경으로 한다. 굉장히 시골이라 새로 즉위한 교황이 방문한다는 소식에 뒤집어지면서 총독이 교황을 맞이하는 음악회를 준비한다. 총독은 수녀원을 이끄는 사제 페를리나에게 새로운 곡을 쓰라고 압박한다. 자금난에 시달리는 페를리나는 왕년에 이름을 날리던 작곡가였지만 지금은 매주 똑같은 곡만 반복하는데다 지휘할 기력도 없어 시늉만 겨우 하는 신세다. 그런데 수녀원에 정체모를 좋은 피아노가 숨겨지면서 상황이 바뀐다. 테레사는 우연히 창고에 처박힌 피아노를 보고 밤마다 가지고 놀며 음악을 만들었는데, 프루덴차가 그 모습을 발견하면서 본격적으로 음악이 시작된다. 재능있는 5명의 음악가들은 무능력한 사제 페를리나를 대신해, 교황이 오는 음악회를 직접 꾸려보려 하는데...